2017. 10. 27. 22:34ㆍCulture/Theater/Cinema
남한 산성
개봉
개봉한지 이틀이 되지 않아 본 영화지만 이제 곧 이 영화가 상영 종료 될 시기에 와서야 리뷰를 쓰게 됐다. 쓰지말까 생각도 해봤지만 말이다. 이유인 즉 사극이란 영화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에는 역사적인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이런 장르에서 만큼 통할 데가 또 있을까. 그래서 한국사책을 이리저리 펼쳐보고 낸 결론은... 뭐 그래도 영화에 대해 쓸 말은 없다였지만.
초호화 캐스팅
영화 ‘남한산성’이 엄청난 초호화 캐스팅이란 점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게다가 요즘 맛깔 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조우진까지 이건 뭐 이름 하나하나만 보면 ‘이게 가능해?’라고 할 정도다. 그런데 감독은 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이상하게 만들어버렸다. 분명히 연기력은 좋다. 과하지도 않고 절제된, 마치 유리병속에 가득 차있는 진한 향기를 눈으로만 보고 있음에도 코로 느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 표현력은 구리다.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희미끄레, 매퀘해서 도통 먼질 모르겠다. 사느냐 죽느냐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둔 역사적 사실을 담담히 말하고자 한 것이라면 이딴 식으로 인물들을 그렸으면 안됐다는 말이다.
어이없는 것은 영화의 주제의식과 그를 전달하기 위한 표현력을 진지하게 고민한 것이 아니라, 생뚱맞게도 전혀 엉뚱한데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을 영화를 보면 바로 알 수 있게 된다. 바로 잔인한 장면의 연출력이었다. 예들어 효수하여 걸리어진 사람의 목 말이다. 이런게 수시로 나오며 자세하게도 보여준다. 이게 뭘까? 아니 뭘 위해서 필요한 장면이었을까? 표현력의 과잉인가? 그게 아니다. 그냥 아무 필요 없는 장면이었다. 그냥 이건 정신 나간 것이다. 그래놓고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다. 이게 뭐냐는 말이다. 말이 되나?
웃기지마세요
더 웃긴 건 전쟁씬이다. 뚝뚝 끊긴다. 전쟁의 배경이 확연히 구분되는 컷들이 존재한다. 정말 완전하게 전혀 몰입이 되지를 않는다. 마치 전혀 다른 국가 간의 여러 전쟁터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마저 들고 만다. 진짜, 전쟁터의 긴박함, 치열함, 그러한 것들의 생생한 전달력.. 이딴 건 완전히 아예 없다.
평지에서 목책을 쓰러뜨리고 기습하려던 조선군대가 대포 맞고 도망가면서 산위로 뛸 때... 하아... 이렇게 말을 치면 머리속에 연상되는 장면들이 이어져 버리지만, 영화를 볼 때는 목책을 쓰러뜨리는 다른 군사와 다른 전쟁터, 기습하려는 또 다른 군사와 또 다른 전쟁터, 대포를 맞고 도망가는 또 다른 군사와 또 다른 전쟁터, 산위로 도망가다 학살당하는 또 다른 군사와 또 다른 전쟁터... 이들을 순차적으로 합쳐놓고 각기 다른 전쟁씬을 이어 보여주는 것 같아 보인다.
재미?
병자호란이란 전쟁을 배경으로 둔 영화가 결국 공성과 수성의 전투나 액션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족도를 채워야 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런 식의 것들을 의도했던 다른 영화들은 많았다. 그 중에 볼만한 영화도 분명 존재 했었고 말이다. 그렇다면은 영화 '남한 산성'의 다른 재미의 요소는 어떠할까.
없다.
솔직해 지자. 좋은 배우의 좋은 연기라면 무조건 재미있는 영화가 되리라 보는가?
평하자면
영화 '남한산성'을 한 문장으로 평하라면 "아무 내용없이 잔인하다" 라고 말할 것이다. 덧붙이자면 "재미도 없고..." 정도. 까놓고 말해 아니 어떻게 영화를 이렇게 만들 수 가 있지?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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