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9. 00:58ㆍCulture/Theater/Cinema
어찌보면
어찌보면 첫번째 살인 조차도 '미쓰미'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쓰미'의 첫번째 살인은 자백을 하여 반성을 하고 있다는 사유로 형을 감경 받게 되었다. 더불어 '미쓰미'가 재판장에게 보낸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하지만 '미쓰미'를 감경해 준 늙은 판사는 변호인이 된 그의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번에도 그 놈이 죽인게 틀림 없어. 그를 감경해 준게 후회 돼. 그렇지 않았다면 두번째 살인은 일어 나지도 않았을 터인데"
이렇듯 두번째 살인 사건 역시 '미쓰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에겐 이미 살인이란 동종의 전과가 있었고, 손에 그을린 화상 자국이며 피해자에게 훔친 지갑과 출처 불명의 금전까지... 모두 '미쓰미'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그랬기에 '미쓰미'는 또 다시 거짓 자백을 하고 말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호사와 검사에게 횡설수설만 일삼았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미쓰미'가 풀려나길 원했던 다리를 절뚝이는 소녀 조차 '미쓰미'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의심치 않았다. 단지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 혹 자신을 대신해서 저지른 살인이라 생각한 것이다.
카나리아 5마리
카나리아 5마리 중 한마리가 죽었을 때 '미쓰미'는 남은 3마리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여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남은 한마리는 새장에서 풀어 주었다고 말했다. 왜 그랬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미쓰미'는 이렇게 대답 한다. "생사박탈권을 쥐고 생명을 좌지우지 할 때의 기분 때문이다" 변호인은 다시 이렇게 물었다. "왜 재판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쓴 것이냐" 미쓰미'는 말했다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존경 때문이다"
이렇듯 '미쓰미'는 계속해서 자조 섞인 비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알아 듣는 사람은 역시 아무도 없었다.
말하다
'미쓰미'는 이렇게 말을 한다. "이 세상에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인간도 있다" 동석한 두번째 변호인은 용감하게도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고 꼭 죽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잖나" 그리고 '미쓰미'는 다시 대꾸한다. "당신들도 그렇게 해결하지 않는가" 이 장면이야 말로 정말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의 전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이 세상에서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인간은 '미쓰미' 스스로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었다. 만약 '미쓰미'가 살인범이라 사형을 받아야 한다면, 인간 쓰레기를 죽인 '미쓰미'에게도 정당한 심판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과연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을 누가 준 것인가. 누가 누구에게 사람을 심판 할 자격을 주었단 말인가. 그게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기준은 무엇이지?
영화의 마지막
영화의 마지막 '미쓰미'는 변호인이게 묻는다. 자신이 사람을 죽이지 않은 것을 믿은 것이 아니라 그 소녀를 위해 거짓 항변을 하겠다고 이해 한 것이냐고 말이다. 그렇다는 변호인의 대답에 '미쓰미'는 이렇게 답한다.
만약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저 같은 사람의 죽음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군요"
영화가 말하는 그릇이란 상대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 준다라는 의미였다. 바로 자기 자신의 투영을 뜻한 셈이다. 쉽게 말해 빈 그릇을 놓고 무엇이 담겨있나를 묻고 있던 것이었다. 결국 사람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게 되는 법이다.
그들만의
그들만의 '정의' 그들만의 사정과 이유들... 검사와 판사와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까지...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그러했다.
하지만
하지만 '미쓰미'는 살인범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이 영화의 결론은 제목에 있었다.
가리키다
그 세 번째 살인의 희생자란 바로 '미쓰미'를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Culture/Theater > Cine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텍사스 황무지 납치 사건 / 배드 배치 The Bad Batch (0) | 2018.07.20 |
---|---|
독전 / Believer (0) | 2018.06.07 |
염력 / Psychokinesis (0) | 2018.02.01 |
2017년 최악의 영화들 (0) | 2018.01.03 |
2017년 최고의 영화들 (0) | 2017.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