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0. 01:33ㆍCulture/Theater/Cinema
The Bad Batch
미친
이상한 영화. 아니, 이 영화는 그냥 미친 영화다. 하지만 알맹이 없는 속이 텅 빈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단지 메시지라는 알맹이를 감싸고 있어야 할 영화의 친절이라는 설명과 재미라는 포장이 존재 하지 않을 뿐. 하지만 그렇다, 문제라면 그게 문제다. 그게 너무나도 심각 할 정도로.
여성상위? 양성평등?
굳이 말하자면 ‘배드 배치’ 이 영화는 페미니즘 영화에 가깝다고 해야 될 것 같다. 하아... 그 놈의 페미니즘. 이게 원래 의미는 여성상위가 아닌 양성평등을 의미하는 것 아니었던가?
뭐 여하튼 이 영화는 시작부터 밑도 끝도 없는 설정으로 진행 된다. 그럼에도 배경이나 상황에 관한 부연설명 따윈 없다. ‘그 딴 건 개나 줘버려’ 하고 말하는 것 같이 시작 된 이 영화는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에 속한 편이다. 그리고 그러한 불친절은 시종일관 지속 된다.
출생
번호가 불리고 철조망 밖으로 나온 여주인공, 그 곳은 무법지대의 황무지였다. 영화가 보여준 이는 한 여성의 출생을 뜻한다. 세상 밖으로 이제 막 삶의 나래를 펼쳐 나아가려는 한 여성을 영화는 여기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유자적한 즐거움도 잠시 정체불명의 다른 여성들에게 쫓기게 되고 만다. 쫓는 이유도, 도망가는 이유도 모른 체 말이다.
수족
납치를 당한 그 곳에서 주인공은 팔과 다리가 잘려 나간다. 다른 누군가(가해자도 여성이었다는...??)의 먹이로 말이다. 여기서 영화가 뿜어낸 표현은 너무나도 잔인했다. 그렇다, 세상에 나온 한 여성의 삶은 무언가를 미처 알아내기도 전에 이렇듯 누군가의 먹이 감이 될 수도 있다는 잔인한 영화 속의 말이었으리라.
양육강식의 세상
주인공이 납치당한 그 곳은 양육강식의 마을이었다. 마초들이 우글대는 곳에서 자신의 삶을 자포자기한 피해자들이 서로 대비된 모습으로 스크린을 비춘다. 감독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 곳에서 어떻게 나약한 여성이 홀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이쯤이었던 것 같다.
해답
영화가 말한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였다. 스스로 살길을 개척하라. 이 말이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자신의 배변을 몸에 바르는 기지를 발휘해 낸 뒤,
두려움을 분노로 쫓아낸 복수의 쇠막대기질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그리하여 결국 얻어낸 탈출은 다시 스케이트보드에 몸을 싣고
뙤약볕이 내리 쬐는 황무지를 기어 다니게 된 꼴이었으니.
반가운 얼굴
여기서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알고 있었는가?
그녀를 구해준 인물이 다름 아닌 황무지의 걸인 ‘짐 케리’였다.
새 삶
‘컴폴트’에 도착한 주인공은 그 곳에서 새 삶을 얻게 된다. 무엇을 위한 삶일까. 문제는 목적의식이다.
결국 주인공은 복수를 택한다. 영화가 보여 준 그녀의 삶의 원동력은 바로 증오였다.
아노, 아노
이해된다. 멋모르고 까져서 데굴거리다가 세월아 네월아 나이 들고 보니 손발 다 잘려 나간 이후인 것이고 이제야 독한 마음을 품으려니 증오의 대상이 필요한 것일 테고 말이다. 이게 지금의 페미니즘 문화 아니었던가?
엥?
그런데 어떻게 하지? 결국 복수의 총구를 겨눈 상대는 마초들이 아닌 흑인여성과 어린 여자아이였다.
反
사실 이쯤 되면 이 영화는 페미니즘을 가장한 반페미니즘 영화였다고 해야 될 듯하다. 그래도 아니라고?
아니야?
납치당해 그 꼴을 당해 놓고도 스스로 납치범이 되어 남자의 딸(여자...)을 유괴해 데려오지 않나
그래 놓고도 다른 사냥꾼의 위협에 남자의 뒤에 숨는 모습이나
또 다른 반가운 얼굴 ‘키아누 리브스’의 등장과
그리하여 '남자 잘 만나 팔자 고치는’ 선택의 기로라든지
약에 취해 밤하늘을 보며 주인공이 말하는 ‘크고 아름다운’ 이라든지
‘꿈은 삶’이라는 대사나 ‘타임머신’ 같은 것 들 말이다.
마지막
또한 결국 영화의 마지막에서야 주인공이 ‘어떠한 선택을 하였는가’ 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확실히 페미니즘을 가장한 반 페미니즘 영화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더 이상은 나도 지친다.
(재미도 없는 영화에 재미도 없는 리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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