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 Creep

2019. 1. 8. 18:45Culture/Theater/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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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p

 

살다보면

 

살다보면 분위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도 가끔씩 타인에게 휘둘릴 때가 있는 것만 같다. 애매한 상황과 장소, 친절한 분위기, 뭔가 딱 잘라 거절하지 못하게 되는 그 때 말이다. 대부분 이런 경우 상대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친해지자는 의도로 보이는 접근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도를 믿으십니까'이거나 다단계, 사기꾼 새끼들 아닌 이상, 친목질이나 하자는 게 목적의 전부다. 

 

 

게다가

 

게다가 그 상황에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딱히 내가 손해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약간의 시간 낭비와 감정의 소모만 있을 뿐.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라면 사실 별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냉큼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점점 더 많은 시간 낭비와 감정 소모가 있게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의 호의를 개무시할 정도로 나는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그 이상으로 가면 상황은 역전 되고, 약간의 부탁과 도움을 요청 받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그 상대가 윗사람이거나 노약자 혹은 여성이며, 만약 내일 또 봐야 할 사람이라면 웃자고 한 상대방의 이야기에 인상 쓰며 "됐습니다, 먼저 가볼게요" 라고 말하기 참 힘들게 된다. 이러는 동안에는 속에서 스믈스믈 짜증이 올라오는 것만 같다. 

 

 

소름

 

글쎄... 영화 '소름' 이야기였다. 대단한 영화이지만 짧은 런닝타임에 비해 끝까지 보기 어려운 영화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패트릭 브라이스'의 독립영화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았었다. 감독과 주연이 같은 영화란 특색도 있었고, 거기서 등장 인물은 단 두명인데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개인적으로는 귀찮으면 남의 부탁 따위를 쉽게 거절할 수 있는 타잎의 사람이지만, 내게도 이렇게 적정거리의 타인에게 휘둘릴 때가 종종 생기곤 한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이 영화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칼같이 짜를수 있어야 사람이다' 라는 이 영화의 메세지와 함께 말이다.

 

 

아참

 

그리고 아참, 이 영화 '소름'의 감독 '패트릭 브라이스'가 2017년에 '소름2'라는 제목으로 후속작을 냈다는데 찾아 보질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서도 감독 겸 쥔공으로 나오려나... 이래나 저래나 관객의 평은 역시 극과 극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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