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룸 / The Room

2019. 10. 20. 22:56Culture/Theater/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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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소유, 가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무슨 말도 안 되는 시덥지도 않은 걸 묻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필요한 것

 

여하튼 영화 더 룸이 말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늘 시간에 쫓기지만 자신의 노력보다 낮은 원고료 때문에 불만이던 번역가 케이트나 그녀의 남편 부부에게 처음 필요한 것은 물질, 바로 돈이었다.

 

 

허상

 

하지만 그것들이 채워진 후 그들은 곧 허망하단 것을 깨닫게 된다. 신나게 그들만의 파티를 즐긴 다음 날 아침, 혼자 그네를 타며 멍하게 자신의 비워진 손가락을 매만지던 캐이트에게 남편 은 물은 것이다. “목걸이는 어쨌어?” ‘캐이트의 답은 몰라, 어차피 허상이잖아. 다시 달라고 하면 되지

 

 

사실 캐이트부부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돈이 아니었다.

 

원하는 것

 

누구나 원하는 바가 있고, 그 원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없는 부분이며, 사람들은 모두 그 없는 것들을 간절히 소망하며 살아간다. 결국 그것을 갖지 못하게 되면 실망하며 상처 받고 아쉬워하며 때로 마음의 병에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만약 그것을 이루고 난 이후라면 어떻게 될까?

 

이루고 난 뒤

 

원하는 것을 얻게 되고 난 그 이후가 이 영화를 보고서 남들이 말하고 있는 끝없는 욕망은 결코 아니었다. 영화가 보여준 것은 앞서 말 한대로 허망함이었다. 그렇다면 또 다시 묻게 된다. 가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마음껏 가질 수 있다지만, 그것을 밖으로 가져나가면 사라지고 만다는 것, 그래서 밖으로 가져 가지 못하는 것. 이건 마치 저축에 미쳐 통장에 돈을 잔득 쌓아 두고서 쓰지도 못하고, 결코 어디에 써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혼자 통장에 적힌 숫자를 보며 마음 흡족해 하는 사람과 같은 것 아닐까?

 

 

그러다 만약 모은 돈을 다 써보지도 못한 체 죽어버린다면 어쩔까? 그게 가진 것일까? 아니면 가지지 못한 것일까? 그 돈을 본적도 없고, 만져본 적도 없고, 써본 적도 없으면서도 말이다.

 

사라지다

 

집 밖으로 나간 것은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진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아니다, 이건 분명 가진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니 어차피 모아두고 지금 쓰지도 않을 것이라면 통장에다 매직으로 숫자 뒷자리에 ‘0’5개 쯤 더 그려 넣고 나서 더 흐뭇해하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영화가 말한 것 처럼 역시나 가진다는 것은 허상일까?

 

자신의 아이

 

하물며 아이도 마찬가지,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이를 가진다고? 그게 뭘까? 그렇다면 그 말은 평생을 같이 한다는 것일까?

 

영화가 보여준 것은 집밖으로 나간 모든 것들은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생각은 그렇다.

가진다는 것은, 단지 그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일 뿐 아닐까.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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