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0. 16:19ㆍMovie vs Movie
스포트라이트 vs 자백
보스턴 사제 성추행 사건
2002년 2월 보스턴 대교구 소속 사제가 10살 난 어린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9~10년을 구형받는 과정에서 그가 이 어린이를 포함해 30년간 1백30명의 어린이를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폭로되었다. 그러나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이 이제서야 불거진 것은 아니었었다. 오랜 기간 아동 성추행이라는 문제가 만연되어 왔음에도 단지 극도로 은폐되어 왔을 뿐이라는 게 가톨릭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이다.
존 가이건과 버나드 로
'존 가이건'(John Geoghan) 사제가 저지른 이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던 보스턴 대교구의 '버나드 로' 추기경은 '가이건' 신부에게 과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로운 교구로 옮겨주는 조취를 취했다고 한다. 그것이 '버나드 로' 추기경과 그의 측근들은 '존 가이건' 신부가 1백30여명의 어린이를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10여년에 걸쳐 성추행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교회 내부 문서에서 드러나 버린 것이다. 일종의 제 식구 감싸기였다.
하지만
하지만 '보스턴 사건'으로 더 이상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가 은폐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감지한 미국 가톨릭계는 이러한 은폐 기도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교구는 10명 미만의 사제들만이 성추행 또는 성폭행 혐의에 있었으며, 그 이후 그들을 행정직에만 봉직시켰다고 해명했다. 또 아동 이상성욕자로 진단받은 남은 4명의 사제들은 사제직에서 쫓아냈다고 밝혔다.
미국 내 문제
그러나 유사한 사건이 계속 들어나자 보스턴 대교구의 소극적 태도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그리하여 결국 '버나드 로' 추기경은 수십년간 성추행 혐의자로 파악된 80명이 넘는 신부들의 명단을 검찰에 제출해야 했다. 이러함으로 미국 전역에 걸친 각 교구들이 그 동안 고이 간직해온 비밀을 자발적으로 보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 필라델피아 대교구도 소속 사제 35명이 지난 50년간 아동들을 성추행해온 증거를 확보하고 사제들 중 일부의 직위를 박탈했다고 발표하게 된다. 허나 바티칸 교황청에서는 미국의 성추행 사건을 '미국 내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만다.
결국
아동 성추행 사제 사건은 미국 가톨릭 교구들에게 재정적으로도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보험으로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벌금이 많았기 때문이다. 보스턴 대교구만 해도 성추행 피해자 측 86명에게 최고 3천만 달러를 지급키로 합의했다. 허나 보스턴 대교구는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40명의 피해자에게 이미 1천5백만달러를 지급한 상태였고 그리하여 2002년 당시 진행 중인 보스턴 대교구내 관련소송만도 92건으로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소송비 및 보상금 문제로 재정난을 겪게 되었다.
스포트라이트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다. 이 영화는 88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본상, 작품상을 받을 정도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개인적인 생각에 역시 '아카데미'는 '깐느'나 '베니스'와 달리 작품성 외에 '재미'라는 요소까지 보증해주는 타이틀이라 여겨진다. 그렇다, 관객을 끌어당기는 나름 재미가 있던 영화였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와 같은 진행과 표현력을 보여준다. 그러한 표현력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와 관객들의 마음을 휘저어버린다.
자백
그에 비한 '최승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을 말하려고 한다. 숨겨진 무엇인가를 파헤쳐가는 진행이 이 두 영화는 매우 흡사해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 포스터 마저 비슷한 구도다. 물론 이 영화 '자백'도 만만치 않은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카타르시스
살아남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해야만 하는 삶은 무엇일까? 그것이 남은 마지막 수단이라면 그래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식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과연 그 삶이 살아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 사람들에게 남은 결론은 결국 한 가지 뿐인데도 말이다. 그런 고통을 타인에게 안겨 주며 그 반대의 삶을 영위하는 진짜 나쁜 놈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영화의 핵심은 '궁금증'이다. 관심이 없던 사람조차 "그게 뭐지? 왜 그런 거지?"라는 궁금증을 유발 시켜야만 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해답의 제시다. 그것이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는 카타르시스로 작용하게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해답의 제시가 없다. 그러니 결론도 결말도 없다. 그것이 카타르시스가 아닌 가슴 씁쓸함으로 남게 된다.
지켜보기
훌륭한 기자 정신이란 이런 것일까? 기사거리 안에 사건이 있고, 그 사건 안에 사람이 있다. 결국 기자는 사람의 일을 취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외면하며, 심지어 사람을 보면서도 그저 기사거리로, 결국 '이슈'가 되는가로만 판단하는 직업정신을 가진 ‘기래기’들은 지금도 아직 많은 것 같지만.
손익분기점
한편으로 영화 '자백'이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했다는 인터넷 소식을 본 것 같다.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런 영화를 나는 극장에서 보지 못했음이 아쉽기만 했다.
끝으로 영화 '자백'에서 보여준 기자 정신에 극찬을 보내고 싶다. 또한 '한준식' '김승효 사건'을 잊지 않고 끝까지 지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같이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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