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피랑 마을

2016. 12. 22. 13:33Culture/Theater/Travel

반응형

 

동피랑 벽화마을

 

유명한 곳

 

통영시 동피랑 벽화마을에 갔다 왔다. 엄청 유명한 곳이라는 건 안다. TV에도 엄청나게 떠들어 댄 곳이고 말이다. 그래서 살짝 기대를 했다. 풍경이나 볼거리라든지,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전망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정말 엄청난 줄 알았다. G랄 하네. 인터넷상에 떠들어 대는 놈들도 순 뻥쟁이들이다. 인간들이 도대체 왜 그럴까. 허파에 바람이 처들어가셨나 보다.

 

실망

 

동피랑 벽화 마을이라니까 마치 전체가 줄줄이 엮어져있는 큰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실 동피랑은 조그마한 언덕에 위치한 그 보다 더 조그마한 동내다. 동내가 정말 손바닥만 하다. 어느 지역에 살든 여기까지 가는 데는 최소한 2시간 이상은 잡아야 할 터인데, 동피랑 마을 전체를 한 바퀴 빙 도는 데는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린다. 사실은 주차할 만한 곳을 찾는 데만 30분은 걸린다. 미친다. 이거 하나 보려고 여기까지 갔다면, 남은 시간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심각한 문제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배려

 

동피랑 마을 이름의 뜻이나 재개발에 관련된 마을 역사가 그 나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사실 별 관심이 없다. 솔직히 그런 것 보다 더 중요한 게 지금 살고 있는 마을 주민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용히 다닐 것, 쓰레기 버리지 말기, 그리고 남의 집터란 것을 생각해 아무데나 막 들어가지 않기,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말이다. 정신연령이 초딩 수준인 사람들이 인격 공부나 더 할 것이지 그런 인간들이 왜 여기까지 가서 민폐를 끼치고 다니는지.

 

 

인파

 

정오가 지나니 사람들이 어디서부터인가 쏟아져 오기 시작했고, 주차 할 곳을 찾지 못한 차량들은 줄줄이 지어 동피랑 마을 언덕으로 올라오는 걸 봤다. 이해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차를 타고 어디까지 올라오는데 옆에서 길을 걷는 사람마저도 위험해 보이는 지경이다.

 

 

사람이 이렇게 몰리고 그 작은 동내, 작은 언덕 골목길을 적지 않은 인파가 줄지어 올라가다보면 벽화든 풍경이든 볼 짬도 사진 찍을 틈도 없을 듯 해 보였다. 사진 한번 찍으려면 끝없이 오르내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먼저 찍고 있는 사람들을 기다려야 된다. 그러니 그럴싸한 그림이 있는 곳이라면 항상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이 그 길을 막고 있는 걸 보게 된다.

 

 

즐기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날 날씨도 너무 좋았고 도착한 시간도 오전 시간인지라 그나마 사람들도 적었기 때문에 여기서의 풍경과 운치를 충분히 즐길 만큼은 즐기다 내려왔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면 여기서의 날씨는 정말 중요할 듯하다. 흐리거나 우중충 할 때는 분위기 자체가 좋지 않을 것 같다.

 

 

TIP

 

그래도 가고 싶다면 주말이 아닌 평일을 추천한다. 그래도 가보고 싶다면 꼭 그날의 날씨를 확인 할 것, 그렇다면 주차 문제에 관한 한 가지 팁을 알려둔다. 동피랑 언덕 반대편에도 언덕 마을이 하나 더 있다. 동피랑 마을에 들어서는 입구 반대편 차선으로 돌면 된다. 그 반대편 언덕길과 꼭대기에 차 댈 곳이 있다. 거기 꼭대기에는 적당히 앉을 만한 벤치도 있는데 반대편 동피랑 마을을 구경하며 가볍게 도시락을 먹기에도 좋다. 벤치 사이로 내려가는 길이 나있고 거기 보면 뜬금없이 정자가 하나 있는데 그 사이 길을 따라 밑으로 바로 걸어 내려가면 된다.

 

 

울라봉

 

동피랑 언덕에 올라가기 전 입구에서 보면 오른 편 건물에 '울라봉'라는 카페가 있다. 잘 봐야만 보인다. 건물 2층의 좁은 계단 입구가 카페 ‘울라봉’이다. 사실 이 카페는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거의 명소 취급을 받는 모양새다. 동피랑 마을만큼 유명하다고 해도 아니, 동피랑 마을 보다 더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유는 한가지다. 그것은 - 쌍욕라떼. 가볍게 웃고 떠들 수 있어 나름 괜찮다고 보아진다. 또한 반대로 연인끼리 가서 한바탕 싸우고 와도 될 좋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카페 '울라봉' - 동피랑 마을을 들어가기 전이나 구경이 끝난 후라도 한번 쯤 들려 보는 건 어떨까.

 

클릭 👉  2017/01/09 - [Cafeteria/Restaurant] - 카페 울라봉

 

 

하지만

 

하지만 이들이 두 번 갈 정도의 명소들은 절대 아니라고 말해두고 싶다. 여행이 끝나면 꼭 한 번 더 가고 싶어지는 명소가 있는 반면, 사실 동피랑 벽화마을이니 카페 '울라봉'이니 하는 이곳들은 절대 그런 축에 끼지 못한다는 게 정말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한 번은 가볼만 하다. 딱 한 번이다.

 

TIP 2

 

동피랑 마을과 카페 ‘울라봉‘를 다 둘러보고 시간이 남는다면 동피랑 마을 바로 옆에 ’통영 중앙 시장‘에 들리는 것을 권한다. 사실 TV나 인터넷에 미친 듯이 떠들어 대던 동피랑이나 쌍욕라떼보단 바로 이 통영 시장을 구경하는 게 훨씬 재미있고 유익하리라는 생각이다. 통영 중앙 시장에 가는 목적은 당연히 '회'다. 힘 있게 펄떡 거리는 활어들을 구경하면서 회 한 접시 먹어보면 분명 이 말에 수긍할 것이다. 회가 맛있고 싸다. 그리고 무엇보다 싱싱한 것이 양도 많다. 둘이 가서 2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시장 안에는 초장집도 많은데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상추나 깻잎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둘이서 3만 5천 원치를 샀는데 배가 터지게 먹다가 지쳐서 젓가락을 놓고 말았다. 2만 원치만 사가라고 하시길래 좀 더 주세요라고 했더니 여기서 3만 5천 원치는 회집에 가면 10만 원치 만큼의 양이라고... 속으로 '허풍도 쎄시네' 생각했다가 그 말이 맞더이다하고 오히려 큰 코 다친 나였다.  

 

이곳을 가게된다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그러니 미리 통영 중앙 시장에서 초장, 고추냉이를 함께 사들고 와서 앞서 말한 동피랑 반대편 언덕 그 벤치나 정자에 앉아 회 도시락 한번 먹고 나서 동피랑 마을 언덕으로 살살 올라가보는건 어떨까?

반응형

'Culture/Theater >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미성  (0) 2021.06.24
핑크뮬리 / Muhlenbergia Capillaris  (0) 2019.10.22
2018 서울크리스마스페스티벌  (0) 2019.01.07
자라섬  (0) 2017.12.14
남이섬과 남이장군  (0) 201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