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5. 02:04ㆍFigure/History/Case
2002년
2002년 군복무 중에 있던 한 이등병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조사를 통해 숨진 병사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 내버렸고 유가족은 이에 재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재조사의 대가로 군 헌병대 담당 수사관은 사망한 아들의 어머니에게 성적인 관계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발정난 개새끼 마냥 수시로 전화를 걸어 더욱 노골적인 강요를 끊임없이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그렇게
이등병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원인을 밝혀줄 수사관을 상대로 강하게 대처하지 못해 대답을 피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결국 재조사도 자살로 종결됐다.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 동안 억장이 무너질 것 같은 마음과 이런 어처구니없는 억울함조차 어딘가 호소하여 밝혀 낼 수 없는 정도까지의 수 많은 사정이 있었으리라. 힘없는 자들의 설움이란 늘 이런 식이었으니까. 그리고 나 역시 힘없는 자들 중 하나이니 말이다.
적반하장
시간이 더 흘러 지난 2013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광진 국회의원이 군 의문사 유족이 받은 충격적인 문자를 폭로하면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후로 11년이 지난 것이다. 이쯤 되면 고개 숙여 반성을 해야 마땅한 터에 이들은 적반하장 격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당시 국방부는 어머니가 아들의 순직 처리를 해주지 않아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이를 일언지하에 부정했었다. 오히려 유가족의 항변에 그런 일은 없었으니 거짓말하지 마라는 통명서를 발표 할 뿐이었고 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나라의 국회의원이 제기 한 문제 발언임에도 그들은 눈 하나 까딱 하지 않았으니, 그러니 유가족의 억울한 항변이랴 어느 집 개가 짖나 했으리라.
고맙게도 멍청하네
하지만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 멍청한 수사관은 유가족인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를 다시 시도 하였고 그 수사관의 지난 일에 대한 사과는 음성이 녹음 되어 발뺌 할 수 없는 증거가 돼버렸다.
사과와 묵살
그제야 국방부는 대변인 명의로 이등병의 어머니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들의 사망을 군 헌병대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공정하게 재조사해달라는 요구는 묵살됐다. 이등병의 시신은 14년째 군 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고.
지금은
그 파렴치한 헌병대 조사관은 2010년에 원사로 전역했고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게 2013년이니, 이 조사관에게 내린 법적 조치나 제재에 관한 어떠한 언급도 찾을 수 없는 걸로 보아 지금도 그냥 연금 잘 받아먹으면서 속편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진급하기 어렵다는 원사로 전역했으니 말 다했다.
군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
어떤 그 누가 이렇게 거대하고 거만한 상대에게 이겨 억울함을 풀 수 있겠는가. 민관 합동의 외부 조사 기구에 수사를 맡겨 군 의문사 유족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본다. 하지만 지난 2009년 12월에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소속 군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 마저도 예산 낭비라며 해산시켜 버리고 말았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7080
그리고
그리고 군 사망 사고 가운데 유족의 이의제기로 인하여 수사의 결과가 바뀐 적은 지난 30년간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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