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 Joker

2019. 10. 8. 16:34Culture/Theater/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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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영화 조커102일에 개봉 했다. 개인적으로는 호아킨 피닉스이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평소 너무 높았었기에, 이 영화 조커에 대한 나의 기대치 역시 상당했음이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 자체를 놓고 봤을 때에는 분명 재미는 없다. 영화 베놈같은 보통의 히어로 영화에 등장했던 빌런이 주인공이 됐다는 막연함만으로 상영관을 찾았다면 큰 오산일 것이다.

 

Why so serious?

 

영화 조커는 어둡고 심각하며 사실적이다. ‘다크 나이트에서 나온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와 비교해도 그렇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왜 그렇게 심각해? (Why so serious?)”히스 레저가 분한 조커의 그 명대사가 쩝쩝 거리는 소리와 함께 머릿속에서 재생 되어질 것만 같다.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에서의 조커가 비상한 머리, 팔랑 거릴 듯 가벼워 보이는 행동을 취한, 그럼에도 단호단 의지와 결단력, 자기만의 확고한 사상을 가진 캐릭터를 우리에게 보여줬다면 말이다. 그에 비한 영화 조커에서는 우둔하고 암울하며 진지하고 심각한 캐릭터로 연출 된다. 그래서 무엇이 더 낫냐고? 아니다, 여기서 이미 비교는 불가능 했다. 아예 다른 조커가 튀어 나왔단 말이다. 물론 이 말에 수긍하지 못할 사람들이 다수란 것을 안다. 왜냐하면 그 이전의 코믹스나 다른 영화에 나왔던 설정과 장면을 상당수 이 영화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작이나 이전의 배트맨 영화들에서 비슷한 장면들을 가져와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에서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들을 반기는 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불명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다른 부분에 있다. 바로 조커의 과거사란 미스테리였다. 원래 조커란 캐릭터의 매력은 밝혀지지 않은 그의 과거에 있었고 그것이 조커가 가진 아이덴티티이며, 그랬기에 역시나 코믹스에 등장한 초기 설정부터 지금까지 그의 정체는 본명마저도 공식적으로 미상이었던 것이다.

 

기원

 

조커의 유래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1928년의 영화 웃는 남자라고 한다. 웃긴 건 이 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엄연히 선역이었던 반면, 배트맨은 더 배트라는 1959년의 공포영화에 나오는 박쥐를 상징으로 삼는 살인마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원래의 악역과 선역이 뒤바뀐 셈이다.

 

nobody knows

 

여하튼 분명한 것은 추측만이 난무하는 조커란 캐릭터의 과거란 부분이 이 캐릭터가 가진,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는 점이다. ‘왜 배트맨에게 집착하는가? 왜 그렇게 웃고 다니는건지? 그래서 왜 삐에로와 같은 화장을 하고 다니며, 또 왜 조커의 입은 그 모양이 된건지?’ 이런 것들 말이다.

 

하지만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다크 나이트에서 던져진 입모양에 대한 과거사도 그렇다. 그것도 꾸며낸 거짓말이란 설정이다.

 

뒤집다

 

그럼 이런 캐릭터의 과거를 재창조 해낸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이지 않을까? 물론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 같다. 아예 다른 조커가 튀어 나왔단 것 말이다. 보통의 영화였다면 분명 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을 호아킨 피닉스가 뒤집어 주었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만으로 이전과는 달라진 새로운 조커란 놈에게 다시 빠져 들게 돼버린다는 말이다.

 

Joaquin Phoenix

 

영화는 앞서 말 했듯이 재미있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 하나만으로 이 영화는 충분했다. 2시간 가까이 되는 런닝 타임을 원맨쇼로 채우고 있음에도 지루하지 않다면 이건 뭐라고 말해야 될지... 이 영화에서 호아킨 피닉스는 그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제 목표는 만화의 세계에 호아킨 피닉스를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만화를 호아킨 피닉스의 세계에 집어넣는 것이었습니다."

 

뭐라고?

 

말랐지만 늑대와 같은 몸을 가진 아서 플렉을 요구한 감독을 위해 23kg을 감량한 호아킨 피닉스실제로 아서 플렉을 연기할 때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조커를 연기할 땐 모든 걸 내려놨다고 표현할 만큼 너무나 자유로워서 좋았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으며,

 

다시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조커라는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했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라고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계속 내가 메소드 연기 했다고 하는데 정작 연기한 나는 전혀 다른 접근으로 연기했으며 그건 메소드가 아니였다" 라며 히스 레저가 엮었던 불상사를 염려하는 팬을 위한 해명까지 해주었다고.

 

쿠키

 

그리고 이 영화의 쿠키 영상은 없다.

 

그냥... 뭐 그렇다고...

 

황금사자상

 

영화 조커는 제74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주인공인 호아킨 피닉스는 이미 내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고 한다.

 

이유란?

 

그럼에도 미국의 평론가들은 "조커의 사회적 영향이 우려된다" 며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낮은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지 말아야 될 영화라며 심지어 세상에 나와선 안 될 영화라고 까지 평한다고. 그 이유란 2012720일 콜로라도 주 일리노이 오로라에서의 총기 사건 때문이다. 그 당시 배트맨 다크 나이트가 상영 중인 영화관에서 한 남성이 최루탄을 던지면서 총을 난사해 12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당시 24세의 의대 중퇴생 제임스 홈스로 현장에서 나는 조커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2015년 범인에겐 12번의 종신형과 3318년의 징역이 선고됐다고 한다.

 

명대사

 

남을 웃기지 못했던, 웃음을 참지 못하는 정신 질환에 시달리던,

그럼에도 살면서 단 1분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말했던,

코메디언이 되는 꿈을 가졌던 악당 조커’... 그의 명대사를 남기며 글을 마친다.

 

어머니는 항상 제게 말씀하셨죠. 미소와 행복한 표정을 지으라고요. 그분은 제 인생에 목적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세상에 기쁨과 웃음을 가져다주라고. 나만 미쳐가는 걸까요? 아니면 세상도 미쳐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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